여행 속에서 또 다른 여행을 떠나다

1998 태국 - 씁쓸한 미소의 나라 (1)

아하누가 2024. 6. 26. 00:31


 


1998년 3월 27일 (금요일)

 

3월에 동남아 국가를 방문한다는 것은 참으로 애매한 일이다.
아직 겨울의 한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여서
몸은 겨울처럼 움직이는데 한순간에 뜨거운 여름을 맞아야 하는
갑작스런 기온의 변화에 따르는 신체적인 부적응 때문이다.

돌아 올 일도 생각해서 얇은 점퍼를 하나 걸치고 집을 나섰지만
그래도 아침 바람은 쌀쌀하기만 하다.

 

태국은 처음 가는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여서 그곳에 관한 얘기는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많이 알고 있긴 했지만 막상 직접 간다고 생각하니
그 많은 얘기들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 했던가?
일행도 많다. 나를 포함한 무려 15명.
나이도 내가 제일 많으니 이거야말로 출발부터 부담스러운 여행 아닐까?

 

 

오전 10시 50분.
김포공항 1청사를 통해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끔 이용하게 되는 1청사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왠지 1청사는
2청사와는 또 그 느낌이 다르기만 하다.
약 3시간 30분만이 지나 경유지인 홍콩공항에 도착.
1시간 남짓 시간이 지난후에 다시 방콕으로. 그리고 2시간 30분 가량
비행을 하고 방콕에 도착.

다시 국내선으로 갈아탄 뒤 1시간 10분 가량이 또 지나서야
비로소 최종 목적지인 푸켓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이드북을 보니 이곳 푸켓까지 오는 직항도 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할인항공권을 구입했더니 이렇게 힘든 코스로 날아온 모양이다.

 

푸켓에 도착했을 때는 현지 시간으로 저녁 8시가 가까와져
이미 주위는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마중나온 여행사 직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위해 한국 식당으로 향했다.
가로등도 없는 좁은 길에 많은 오토바이가 눈에 띈다.
또한 좌측으로 달리는 어색한 차량의 통행이

태국에 도착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곳 푸켓섬은 태국의 남서쪽에 자리잡은 유명한 휴양지로,
많은 관광객 특히 유럽인들이 즐겨 찾으며 섬의 남서쪽 해안선을 따라
많은 곳이 휴양지로 개발되어 있다.

그중 파통비치와 카론비치, 그리고 내가 3일밤 동안 묵을 카타비치가

대표적으로 유명한 비치로 알려져 있다.
카타비치는 다른 유명 비치에 비해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또한 내가 묵을 카타비치리조트는 약간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또한 호텔과 비치가 가장 인접해 있어
가족끼리 오거나 또는 조용한 휴식을 위한 장소로는 아주 적합한 곳이다.

건물은 커다란데 사람은 그리 붐비지 않는다. 조금은 안심했다.
많은 사람들은 서울에서도 지겹게 봤으니 말이다.
다른 나라의 리조트와 달리 프론트 옆에 [MASSAGE] 라는 팻말과 함께
호텔에서 운영하는 마사지 센터의 예약을 받는 데스크가 눈에 띄였다.
내가 온 곳이 태국은 맞는가보다.

 

 

많은 시간동안 비행기에 있었던 피로함과 더불어
내일은 이른 아침부터 일정이 잡혀 있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태국에서의 첫날, 어째 특별한 감흥이 오지 않는다.

 

 

 

 

 

 

 

아하누가

무려 1998년도에 작성했던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