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칼럼

연휴 내내 빠짐없는 TV 프로그램

아하누가 2024. 1. 17. 20:00

 


추석이나 설날 같이 긴 연휴가 있어도 딱히 갈 곳이 없다.
양가 부모가 건강하게 계신데도 갈 데가 없다.
한집은 너무 멀어 못가고 또 다른 한집은 너무 가까워 갈 수가 없으니
연휴란 것은 내게 지루함의 연속일 뿐이다.
가끔씩 20시간이 걸려 고향에 갔다왔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나와 아내는 손뼉을 쳐가며 재미있었겠다는 말을 하다

왕따를 당하곤 했으니까.

 

휴일 내내 한 일이라고는 책 두권 보고 TV를 종일 본 것 뿐.
올해도 예년처럼 변함없는 프로그램으로 연휴를 마친다.
연휴를 마치면서 연휴기간을 돌이켜보다

무척이나 신경에 거슬리는 일이 하나 생각난다.
연휴 기간 내내 TV 시청으로 일관했던 내게 한번도 빠짐없이 보여지던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뉴스의 추석 교통상황이다.

 

 


내가 좋아하는 거나 쫓아다닐 줄 알지, 남보다 세상물정이라곤 잘 모르니
쉽게 남들에게 말하기도 어렵지만

난 그 놈의 교통상황 보도가 과연 필요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교통상황이니 그것은 물론 정보로서의 가치는 충분하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
이번 연휴에도 가만히 지켜보니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인 금요일 밤 뉴스부터
궁내동 톨게이트에 헬기를 띄우고 각 분기점 폐쇄회로 화면을 보여주고....
괜히 떠나지도 않은 사무실 사람들만 긴장시켰다.
정확히 연휴가 시작되기 전 전 일인 금요일 9시 뉴스다.
추석 같은 명절은 당연히 고향에 간다.

온 국민이 고향에 가거나 또는 이동을 하니 당연히 교통상황은

평소보다 좋지 않게 되어있다. 그걸 어쩌라고?
그냥 당연히 막히고 있다고 보도하면 된다.
뉴스 시작부터 긴장감 넘치는 음향효과를 곁들여서 호들갑 떨지 말고
뉴스 중간쯤에 여기저기 다 길이 막힌다고 애기하면 된다.
아니면 예년보다 안막힌다고 얘기해도 된다.
난 그런 방송을 보면서 남들도 나같이 그걸 보고 즐기는 것말고 다른 면,
즉 정보로서의 가치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난 그런 방송 보면 내가 그걸 보며 즐긴다는 생각말고

다른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나만 그랬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넋두리 하나 더-

연휴 교통 상황보다 더 맘에 안드는건 선거 끝나고 하는 개표 방송이다.
당락 여부에 대한, 또는 개표 현황에 대한 보도가 타 방송보다

기껏 빨라봐야 1분 정도 빠를까?

그거 1분 빠르자고 개표방송전부터 무슨 시스템을 동원했느니
무슨 방식을 했으니 첨단과 기술의 결집이라느니 하며 호들갑을 떠는 꼴이란.
물론 그런데서 스스로 잘난 척을 조금이라도 더 해야

방송국 수입하고도 연관이 있겠지.
정말 많은 사람들은 교통상황중계를 더 재미있어 할까? 그것 참 궁금하다.

 

 

 

 

 

 

 

 

 

아하누가

지금은 연휴 때 강원도 별장에서 지낸다. 교통은 도로사정이 좋아져서 당시보다 원활해졌다.

시대의 변화다.

 

시간이 지나 2024년 1월 현재. 지금은 티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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