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셋 여자 한 분

둘째는 막무가내

아하누가 2024. 6. 25. 00:13


 


둘째 아들 의연이는 성격이 막무가내다.
큰 녀석 키울 때만 해도 너무 여리고 마음이 약해서 걱정했는데
둘째를 키우다 보니 이 녀석은 큰 녀석과 다르다.
음식을 먹을 때는 항상 손에 잔뜩 쥐었다가 자기가 먹기 싫게 되면
여지없이 내 입에 밀어 넣었다.

안 먹는다고 해도 막무가내고 우격다짐이다.
끝내 싫다고 거부하면 그 자리에서 데굴데굴 굴러가며 생떼를 쓰는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한두번 입을 열어주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입안으로 우겨 넣는데
그 무식함과 과격함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새우깡에서부터 빵, 과일까지 내 앞으로 다가와

입 속에 처넣는(?) 음식은 매우 다양한데
가끔 젓가락이나 빨래집게 등

소화하기에 상당히 곤란한 음식 아닌 것들도 가져와
입안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
아마 자기가 먹어보니 도저히 먹지 못하겠던 모양이다.

 

 

어느 저녁에 집에 들어오니 녀석은 치킨 조각을 손에 들고 있었다.
이미 치킨 조각에 한번 입으로 물었던 자국이 있는 걸 보면
녀석은 더 이상 먹기 곤란하여 처치 방법이 없어 고민중인 같았다.
나를 보더니 여지없이 달려와 손에 들고 있던 치킨 한조각을
내 입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싫다는 표현을 몇 번 반복하다 마지못해 받아먹으니
옆에 있던 아내가 그 모습을 보고 매우 흐뭇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의연이는 참 착해요. 항상 먹을 걸 나눠 먹는다니깐."
"......!"

 

 

 

세상을 보는 시각은 정말 사람마다 다른 모양이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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