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셋 여자 한 분

TV의 영향

아하누가 2024. 6. 24. 01:35


 

이제 막 말하는 것에 재미가 붙은 큰 녀석은

아무 말이나 쉴 새 없이 떠드는데
제법 알아들을 만하고 또 내용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남의 말을 듣는 능력도 발달하게 되어
이제는 녀석에게 웬만한 상황이나 이유, 원리 등의 설명도 가능하게 된다.
대견한 듯하지만 이제 내년이면 초등학생이니
오히려 남들보다 늦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큰 녀석이 동생하고 놀다 엄마에게 예의 그 잔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아내는 이제 말귀를 조금 알아듣는다고 느꼈는지 아동용 잔소리보다는
오히려 성인용 잔소리에 가까운 내용의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너 동생을 때리면 어떻게 해?'로 시작된 잔소리는
형이 동생을 때리면 안 되는 이유에서부터 동생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
그리고 남들이 동생을 괴롭힐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행동강령,
그런 말들을 안 들었을 때는 또 어떻게 된다는 거짓말 섞인 경고까지
수많은 내용과 많은 문장들이 쉴 틈 없이 한순간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과연 큰 녀석이 저 말들을 다 들었으며 저 말들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또 저 말대로 행동을 할 수나 있을까 자못 궁금해하며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엄마 얼굴을 크지도 않은 눈으로 빤히 쳐다보던 녀석은
엄마의 잔소리를 잔뜩 듣고는 조용히 손바닥을 엄마 턱밑으로 가져가며

이렇게 말했다.

 

 

 


"이랬던 그녀가......."

 

 

 

 

 

 

 

 

아하누가

저 대사는 당시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유행어로, 지금의 김병만이 신인때 하던 코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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