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셋 여자 한 분

기억

아하누가 2024. 6. 24. 01:21


 

그렇게도 덥던 날씨가 밤이 되니 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아무리 강한 태양도 계절에는 당할 힘이 없는지 그 위력은 점점 약해지고.....
창문을 두 개 다 열어두니 자고 있는 아이가 쌀쌀할 것만 같다.
그래서 그러는지 몸을 잔뜩 쪼구리고 있다.


적당한 두께와 크기를 가진 이불이 눈에 띄어 얼른 아이에게 덮어준다.
혹시나 뒤척이다 발이라도 이불 밖으로 나갈까봐 뒤척일 방향을 예상해서
그쪽에 넉넉히 여유를 두고 덮어주었다.
덮어주고 나니 깊이 잠들어 있는 녀석의 표정에도

뭔가 모를 흐뭇함이 보인다.

 

 

그 순간 갑자기 머리를 번뜩 스치는 무엇.
기억에는 분명 없지만, 아니 기억하기에는 너무도 어린 나이겠지만
내가 그렇게 뒤척일 때 이불을 덮어준 사람 또한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였겠지......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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