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입을 수 있는 바지라고는 얇은 면바지 달랑 하나뿐이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 한철을 면바지 하나로 넘길 수는 없고
대부분 반바지를 입고 다닌다.
청바지도 있긴 있는데 덥고 불편해서 여름에는 옷장 깊숙이 처박아 둔다.
작년 여름의 경우 반바지 서너개로 여름철을 보냈으니
아주 실용적인 패션인 셈이다.
그런데 올해는 어찌된 일인지 여기저기 다녀야 할 데가 많아져
반바지를 입을 수가 없다.
입을 수 있는 긴바지라곤 면바지 하나 뿐이어서
세탁에도 문제가 있고 코디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하지만 얼른 이 일이 끝나기를 바라며 얇은 면바지 하나도 근근히 잘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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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하려는데 바지가 없어졌다.
두 개도 세 개도 아닌 단 한 개뿐인 바지가 안보였다. 심각했다.
오늘은 특히 관공서에 들어가는 날.
그 사람들 내가 반바지 입고 나타나면 입에 거품 물고 쓰러진다.
머리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귀에 귀걸이 하고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효과 및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그러니 큰일이다.
도대체 어제 벗어둔 바지는 어디 갔을까.
한참을 찾아 헤매다 바지의 행방을 알았다.
혹시나 밥 먹다 김치국물이라도 흘릴까 조심스럽게 입고
조심스럽게 잘 개어둔 바지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충성하고 있었다.
나도 허리 24인치의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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