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 녀석이 어떤 도너츠 체인점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토요일 저녁이면 내가 속해있는 한 모임에 자주 나타났다.
나타날 때 마다 손에는 커다란 빵봉지가
들려있곤 해서 모임의 회원들은 늘 그를 기다리곤 했었다.
뿐만 아니라 그 친구가 가져오는 도너츠는 배부르게 먹기에는
값이 몹시 비싼 것이어서 그 친구는 우리들 사이에 항상 절정의
인기를 누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정신없이 비싼 도너츠를 먹고 있던
회원이 그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다.
“같이 드시죠?”
아무래도 매일 그 음식을 맛보거나 쳐다 보니까
당연히 안먹을 것이라 모두들 생각하고
그 동안 한번도 그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모두들 그 생각이 났는지 먹던 손과 입을 잠시 멈추고
물끄러니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친구는 담담히 말했다.
“그냥 많이 드세요.....”
그러려니 하고 다시 먹기 시작하는데 그 친구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밀가루 반죽 한번 하고 나면 손톱이 깨끗해 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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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있고 나서 10년도 지난 요즘도 녀석은 지겹게도 만난다.
정말 녀석은 모 유명 도너츠 체인점에서 일했었다.
당시는 무척 비싼 음식이었는데 메주 모임에 녀석이 양손에 한보따리씩
팔다남은 도너츠를 챙겨오는 바람에 호사스러운 간식을 즐겼었다.
이제는 식생활과 생활 수준이 많이 바뀌어 그런 음식을 호사스럽게 생각하진 않는다.
금석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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