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작은 세상 29

토마토야, 아니야 호박이라니깐~

강원도 어느 시골마을을 찾았다.탐스럽게 열린 호박을 보더니 그 강렬한 빨간색에 취한 아들녀석이토마토라고 외친다."아냐, 이건 호박이야""빨간 호박이 어디있어? 이건 토마토야 토마토!"녀석은 호박은 빨간색이 아니라며 계속 토마토라 외친다.크기와 질감은 존재하지 않고 단지 색상만으로 토마토라 우기고 있다.하지만 어떠랴.선명하게 인쇄된 책을 보고 나누는 대화도 아니고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말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땅에 흙이 있고 진한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곳인데토마토면 어떻고 호박이면 어떠랴.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연속의 대화인걸.자연이 주는 가르침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할텐데불행히도 주변에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기 힘들다.아쉽다.- 2002년 9월. 강원도 횡성에서 -Nikon Coolpix 5..

추억이 있는 곳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살아온 이 동네에는어떤 문이 하나 있다.예로부터 내려왔을 그 문은 다른 사적보다 이름도 덜 알려져있고관리에 신경쓰지도 않는다.그러나 집들이 빈틈없이 붙어있어 한적한 공간 하나 없는우리 동네에서는 매우 좋은 데이트코스다.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차에서 내려 걸어본다.역시 한쌍의 커플이 행복한 얼굴로 돌계단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그들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나면 이곳을 또 찾을 것이다.추억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아름답게 마련이니까.

혈투

풀 위에 넓게 거미줄을 펼쳐두고곤충의 움직임을 거미줄로 감지한 후 튀어나가 먹이감이 될 곤충과싸운후에 이를 잡아먹는 거미다.무심코 거미줄을 바라보는데 호리병벌로 보이는 벌 한마리가거미줄에 닿자 득달같이 튀어나온 거미와의 목숨을 건 한판승부.운좋게 카메라에 담았지만 결국 거미의 승리.거미는 포획한 곤충을 풀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거미줄의 끝부분으로가져가 몸을 숨겼다.잔인한 듯하지만 이 모든 것이 또한 자연의 섭리일게다.    큰아들 후연이가 취학전 게임캠프에 갔을 때촬영카메라 : Nikon Coolpix 5700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