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기다리다 쓰고있던 모자가 답답해서 벗었더니 안감이 뒤틀려있었다. 양끝을 잡고 힘주어 털어내는 바로 그순간, 등뒤로 동전이 하나 떨어졌다.
그 요란한 소리에 사람들은 모두 나를 쳐다봤다. 모자에 동전을 넣어다니는 이상한 놈이라 생각할 것 같아 몹시 민망했다.
얼른 허리를 숙여 아직도 흔들거리고 있는 오백원 짜리 동전을 주으려는 순간, 나보다 먼저 팔 하나가 나타났다.
"제건대요?"
젊은 청년이 얼른 집어들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사람들은 또 나를 쳐다봤다.
남의 동전이나 주워가려는 찌질한 놈을 쳐다보는 눈빛이었다.
그렇게 동전은 나늘 두번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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