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나는 언제나 엄마가 된다.
아이들이 잠에서 깨기 전에 출근하는 아내와
바이오 리듬이 남과 다른 나의 환상적 조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나는 아침이면 엄마가 된다.
물론 위층에 사는 장모님이 나보다 엄마 역할을 훨씬 많이 하시지만
나이로 보나 혈연 관계로 보나 엄마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사람은 분명히 나다.
어느날 아침엔 장모님이 봄나들이 가셔서 아이 둘을 챙겼다.
아이 둘 챙기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한숨이 나오고 짜증이 나서 간절히 빌었다.
낮에 도와주는 마누라 한 사람 보내달라고.
그리고 생각해보니 어쩌면 하늘에서 나의 이러한 사정을 갸륵하게 여겨
천사를 보내 낮에 필요한 마누라를 하나 보내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좋아진 이유는 혹시 정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아마도 하늘에서 보낸 천사에게
이런 제안을 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낮에 필요한 마누라는 아쉬운대로 그냥 지금 마누라로 쓸 테니
밤에 어울리는 마누라를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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