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한쌍이 극장에 갔다. 그런데 나란히 앉을 좌석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서로 떨어져 앉게 되었다.
그러나 아가씨는 애인과 함께 앉고 싶어서 자기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남자손님에게
좌석을 바꿀 수 있도록 사정을 한번 해보기로 했다.
"저.... 실례지만 혼자 오셨어요?"
사뭇 점잖게 앉아 있는 신사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신사는 들은 체 만 체했다.
그래서 조금 있다가 다시 한번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으나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끈덕지게 또 한번 되풀이해 물었다.
그제서야 이 신사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아가씨 제발 이러지마, 지금 나는 우리집 식구들과 함께 왔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