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는 곳을 떠난 여행지에서는 얼마든지 큰소리를 칠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선 유명한 영화배우라든지, 집에 롤스로이스가 2대 있다든지 또는
우리 호텔로 놀러오라든지 하는 큰소리가 얼마든지 통하지만
마누라 앞에서는 월급 얘기만 나와도 신문 펼치고 못들은 척 해야 한다.
2.
여행에는 팁이라는 것이 있어 감사의 표시도 할 수 있고
또한 좋은 서비스를 정당하게 요구할 수도 있지만 밥상 차려준 마누라에게
5,000원짜리라도 한장 주었다가는 그 다음날부터 저녁을 5번씩 먹어야 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
3.
여행중에는 웬만한 것을 보거나 또는 그리 이쁘지 않는 여성을 만나도
얼마든지 ‘뷰티플’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으며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모두들 즐거워한다.
하지만 안방에서 TV를 보다가 등장하는 여주인공을 보고 예쁘다는 얘기를 했다가는
그 다음날 TV가 없어져 축구 중계도 못보게 된다.
4.
여행중에는 점잖치 못한 행동이나 무례한 행동을 했더라도 ‘스미마생’이라는 한마디로
신분이 완벽하게 가려진다.
하지만 집에서 그랬다가는 당장 동네 아줌마들 피해서 집으로 들어와야 한다.
5.
여행은 식사를 하는데 있어서 그 선택의 여지가 너무나 다양하다.
기분 내키는 대로, 또는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대로 이것저것 새로운 맛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마누라 앞에서 밥을 먹을 때는 불만이나 선택의 여지는커녕
숟가락질 한번마다 감사의 표시와 함께 극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6.
여행에 있어서 시장을 구경한다거나 쇼핑을 하는 일은 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하지만 마누라와 함께 시장을 간다는 것은 일단 짐꾼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7.
여행이란 우리에게 몇번을 생각해도 아쉽기만한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주기에
어디서든 아름다운 추억을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마누라와 연애하던 시절 얘기를 추억이랍시고 남들한테 했다가는
듣는 사람 모두가 외투를 꺼내 입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그후 3개월간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지 않으면 이지메의 참뜻을 알게 된다.
8.
여행은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누라는 계절마다 새옷을 해줘야 한다.
9.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가 반갑다.
현지인이든 같은 한국사람이든 또는 여행중인 외국인이든 관계없이.
하지만 마누라가 있을 때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마누라에 의해 사기꾼 아니면
질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10.
여행은 실제로 가지 못하더라도 뜻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충분한 대리만족과 좋은 추억을 더듬을 수 있다.
하지만 마누라는 돈버는 일에 도움되지 않는 사람은 만나지도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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