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은 한 노인이 지리산 기슭에서 사슴을 기르고 있었다.
어느날 사슴피를 먹으러 온 신사가 물었다.
“사슴이 전부 몇 마리나 됩니까?”
“오늘 낳은 새끼 세 마리를 합해서 1백87마리요.”
“영감님 혼자서 다 키우시나요?”
“그럼, 나 혼자 사육하고 있소.”
“참 힘드시겠습니다. 실례지만 올해 연세는 어떻게 되십니까?”
“뭐, 나이랄 게 있소. 80은 넘었는데 끝자리는 잘 모르겠구려!”
“아니, 사슴 숫자는 그렇게 정확히 아시면서
본인의 나이를 모르신다니 이해할 수가 없군요.”
그러자 노일 왈,
“전혀 이상할 것 없소!
사슴은 도둑질해 가는 사람이 있어 매일 헤아리고 있지만,
내 나이는 훔쳐가는 사람이 없으니 기억할 필요가 없지 않소?!”
* * *
이런 유머는 유머로서 가져야 할 참신함과 기발함이 없는, 평범한 유머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유머라기 보다는 교훈이 담긴 우화다.
요즘들어 한살씩 먹어가는 나이가 커다랗게 다가오니
이런 내용의 글도 귀에 잘 들어온다.
주 : 아하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