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 마누라는 여자보다 아름답다

월드컵 경기장

아하누가 2024. 7. 6. 02:06


"왜 이렇게 늦었어요?" 

 

일요일 아침 축구를 하고 들어왔다. 

한참 마무리 작업이 진행중인 상암구장(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곳)에 들렀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들어왔더니 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응? 월드컵경기장 보고 오느라고" 

 

 

월드컵 경기장이 아직 문을 열려면 한참 남았을 때였지만 

내가 월드컵경기장을 다녀온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서울에 그렇게 좋은 축구전용구장이 생긴다니 그 감동은 무척이나 크게 다가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 공사과정을 지켜보곤 했다. 

 

축구에 대한 열의도 알고 한번 좋아하는 것은 질기게도 좋아하는 

나의 독특한 성격을 잘 아는 아내는 그때마다 픽~ 하는 한숨 소리만 낼 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아내는 농담을 즐기거나 또는 유머러스한 표현을 자주 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성격은 오히려 생각없이 나오는 말을 더욱 우습게 만들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월드컵경기장에 다녀왔다니까 아내의 대꾸가 아주 예술이다.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월드컵경기장에 또 다녀왔다는 나의 변명에 대한 아내의 대꾸는 이러했다. 

 

 

 

"왜? 누가 훔쳐 갔을까봐?"

 

 

 

아내도 가끔 사람을 웃길 줄 안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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