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웃음 사이

내맘대로 BEST 5 <대한민국 명반>

아하누가 2024. 7. 9. 05:08



대한민국 명반 BEST 5 - 1

 

지난 2007년, 경향신문에서 기획한 <대한민국 100대 명반>이라는 화제의 보도가 나가고 

추후 동종의 조사나 기획이 유행처럼 번졌다. 

 

문득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100대 명반은 어떨지 정리하려고 

무려 3년간 대한민국 음반시장과 가요계를 분석하.....려는 시도 따위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냥 지금 내맘대로 정해본다. 

100대 명반을 다 정할 의지라곤 조금도 없고 

생각나는대로 <내맘대로 BEST 5>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무조건 순위 들어간다. 

 

 

<내맘대로 BEST 5> 대한민국 명반 5위 <이치현과 벗님들 2집>

 

뭐 이런 음반이 대한민국 명반이냐고 따지는 사람도 나오겠지만 

나도 딱히 근거는 없다. 그냥 내맘이다. 

제목이 <내맘대로 BEST5>니 이런 걸로 따지지 말고 

각자 자신만의 BEST5를 만들면 게시판도 활발해지고 양질의 콘텐츠도 늘어난다. 

이정욱이 기분 좋아져서 나한테 이디야 커피 사줄지도 모른다. 

 

앨범 자켓이 대충 이 앨범인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부터 순전히 기억에 의존해 글을 쓰니 

잘못된 내용은 누군가 제대로 잡아주면 인터넷 소통의 긍정적 활용이 될 것 같다. 

 

저 앨범을 내가 산 때는 가물거리는 기억이지만 1979년이다. 

그해 박대통령이 총격으로 어찌어찌 된 사건은 

이 게시판의 성격과 전혀 무관하므로 과감해 생략한다. 

 

당시 트로트풍의 가요와 정통가요, 신중현 선생을 중심으로한 서구음악이 유행했고, 

여기에 대학가요제가 돌풍으로 등장함에 따라 젊은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그룹사운드형 노래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난립하고 있었다. 

당연히 산울림이 선두 주자다. 

그런 애매함이 공존할 때 문득 한 차원 높은 세련됨을 무기로 젊은 그룹이 나타났다. 

벗님들이다. 

특히 이 앨범 2집은 그런 세련됨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치현이라는 가수는 내가 알기로 나이가 주찬권 아자씨랑 동갑이다. 

들국화와 비슷한 세대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전공자다. 

1978년인가 해변가요제에 출전해 아무 상도 못받았지만 앨범에 이름은 있다. 

<그 바닷가>라는 노래로 출전했고 당시 이름은 본명인 이용균이었다. 

그리고 <또만났네>나 <그런 마음이었어>같은 슈가팝을 발표하더니 

물이 올랐는지 대작 앨범을 들고 나왔다. 

 

그냥 그렇다고 하자. 논문도 아닌데 간단하게 쓰자.

 

이 앨범에는 불세출의 명곡 <당신만이>가 들어있다.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몇번의 앨범에 계속 새로 녹음해서 발표되지만 이 앨범이 첫 작품이고 오리지널이다. 

편곡도 제일 완성도 높고 듣기에도 좋다. 

불행히도 이 음원은 구하기 힘들다. CD로 발매되지 않았다. 

현재 시중에 간혹 보이는데 그것 역시 LP판을 북각한 음원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복각했는데, 전축바늘 지지직 긁히는 소리가 상당히 감성적이다. 

이 앨범에는 <당신만이>만 있는 게 아니다. 

 

아주 힘이 느껴지는 <왜 내가>, 

슈가팝의 느낌 그대로 <작은 아이>,

완전 감성 발라드 <그대>,

그리고 내가 꽤 좋아하던 또 하나의 명곡 <바람되고 별이되어> 등 

수록된 곡 전체가 모두 명곡으로 채워져있다. 

이 정도 음반이 5위를 차지하는데 아무 불만이 없다. 

 

* * *

 

이후 <사람의 슬픔>이나 <다가기전에> 등 히트곡을 내다가 

대중이 딱 좋아할 곡 <짚시여인>을 발표하면서 대중들의 기억에 새겨진다. 

아주 오래전 묘령의 여인과 미사리 카페에서 본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무조건 <짚시여인>만 불러달라고 떼를 썼다. 

내가 있던 짧은 시간에만 두 번 불렀다. 

나름 주옥같은 명곡을 가지고 있던 가순데 상당히 안타깝기도 했다. 

이 앨범은 CD로 찾을 수 없다. 이 점이 한편으론 안타깝다. 

 

 

이런 식으로 쓰다간 도저히 한 게시물에 BEST5를 다 쓸 수 없을 것 같아 여기서 중단!

언제 다시 이어 쓸지 모르지만 일단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내맘대로 BEST 5> 대한민국 명반 4위

4위는 <롤러코스터 2집 - 일상다반사>이다. 

 

 


많은 사람이 아는 그룹이고 아는 노래도 많이 있겠지만 한곡 한곡이 주옥같은 노래로 이루어진 앨범이다. 

특히 타이틀 곡으로 나온 <LOVE VIRUS>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느 날 아파서 집에서 비실거리면서, 그래도 티비를 보겠다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음악방송에서 그만 손이 정지된 곡. 해금의 애절한 연주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던 곡. 

뿐만 아니라 이 앨범은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이상한 장르의 연속이었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모던록의 전형적인 명곡들이라고 하겠다. 

약간 음이 떨어지는 듯한 창법의 보컬 조원선의 음색이 인상적이다. 

기타치는 멤버는 이효리 남편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야 알았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묘한 비트 <너에게 보내는 노래>

이상하게 힘이 되는 노래 <힘을 내요 미스터킴>

화성악적 구성이 궁금하기까지 한 <가만히 두세요>

그리고 <떠나가네>, <말하지 못한 얘기>, <일상다반사>에 타이틀 곡 LOVE VIRUS까지..... 

대중성이 부족하니 한국가요사에 큰 영향력은 없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뽑은 BEST 5에는 손색이 없다.

 

 

<내맘대로 BEST 5> 대한민국 명반 3위

3위는 <우리동네 사람들>이다. 

 

 



동명의 그룹 이름과 같은 이 앨범은 어쿠스틱 또는 언플러그드 음악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가 반주의 단촐한 편성이 음악의 중심을 이루며 

아름다운 화음으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이 그룹 <우리동네사람들>은 정규 조직되어 활동하는 팀은 아니고, 

프로젝트로 결성해 활동도 하는 듯 마는 듯하고, 앨범한장 달랑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이 앨범이 대박이다. 

 

멤버의 주역은 KBS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강승원이다. 

음악가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강승원은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명곡 2곡을 작곡했다. 

그 한곡이 이 앨범에 실린 <서른즈음에>이고 또 다른 곡은...... 제목이 없어서 첫 가사로 갈음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대충 멜로디가 기억날 거라 생각한다. 

강승원이 이 앨범에서 직접 부른 <서른즈음에>는 그 색깔과 감성이 뛰어나다. 

우리에게는 김광석의 노래로 알려져있지만 오리지널 곡이 이 곡이다. 

이 대목에선 할말이 많다. 

김광석은 특유의 호소력 짙은 감성으로 어떤 노래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놀라운 가객이지만, 

이곡은 아쉽게도 그 감성이 메말라 보인다. 

목소리의 호소력도 그렇지만 편곡에서도 원곡은 완벽하다. 

우리가 잘 아는 대목인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이 부분이 

이 앨범의 원곡에는 딱 한번 나오고 반복되지 않는다. 

정말 서른 즈음에 이르러 청춘과 하루가 더 멀어지는 아쉬움을 진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다른 멤버인 유준열. 동물원의 멤버로도 잘 알려져 있고 

우리에게는 지난 2000년 세종문화회관애서 있었던 들국화 헌정콘서트에 나와 

ㄱ(기역)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이라며 최성원과의 인연을 강조한 적이 있다. 

이 부분 다들 기억하시는가요?

이 앨범에는 세곡을 작곡했는데 특히 <말하지 못한 내사랑>이 일품이다. 

여성 보컬 두명이 서정적인 듀엣으로 부르는데, 

단촐한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의 깔끔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후에 이 노래 또한 김광석에 의해 리메이크 됐으니 이상한 인연이다. 

 

멤버로는 고은희 이정란의 고은희도 있고,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팀인 심재경, 김은조, 김혜연이다. 

(내가 기억하기론 서강대 에밀레로 알고 있는데, 조사해보니 뚜라미라고 한다.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부부가 있는데 누군지 모르겠다.)

아무튼 노래는 한곡 한곡이 명곡이다. 

 

<심심해>, <종이비행기>, <뜸뜨뜸뜨>, <지금의 내 나이> 등 

언제 어디서 들어도 손색없는 명곡들이다. 

이 앨범은 다행히 CD로 나와 있으니 음원 구하기 쉽다. 

나는 공연도 갔다 왔다. 

같이 갔던 여자가 대기실까지 찾아가 멤버 전원 싸인도 받았다. 

그 여자는 지끔까지 아픈데도 없이 짜증나게 옆에서 잘 살고 있다.  

 

 

<내맘대로 BEST 5> 대한민국 명반 2위

2위는 <따로또같이 2집>이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이 앨범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명반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따로또같이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국내 최초 프로젝트 그룹이다. 

말 그대로 ‘따로’도 활동하고 ‘같이’도 활동한다는 의미다. 

1집 발매 당시에 전인권 -강인원-나동민-이주원으로 구성되어 

우리가 잘 아는 전인권 목소리의 <맴도는 얼굴>이 수록됐었다. 

이후 전인권이 솔로 활동으로 탈퇴하고 남은 세명이 만든 2집 음반은 대작이 탄생했다.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음반 뒤엔 <도움주신 분들 - 전인권, 최성원, 허성욱>이란 내용도 있었다. 

 

강인원-나동민-이주원이 세곡씩 만들고 세곡씩 불렀다. 

그럼 9곡인데 어떻게 10곡이 실렸을까? 

나머지 한곡은 김현식 곡이고(강인원이 부름 - 첫사랑), 

그 대신 강인원의 곡은 문제의 명곡 <커텐을 젖히고>로, 객원가수인 우순실이 불렀다. 

<잃어버린 우산>의 그 우순실 맞다. 

이 곡은 국내 여자수가 부른 노래 중에 최고의 곡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시원하고 완벽한 가창력에 소름이 돋는다. 

 

나동민이란 가수는 작곡에 더 집중하는 뮤지션인데 한 때 노찾사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맴도는 얼굴>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가끔 <내가 찾는 아이>같은 노래가 나동민 작곡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그것은 최성원이 군대 있을 때 나동민 이름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동민과 최성원은 6촌 형제다. 

이 앨범에 수록된 나동민 곡 <조용히 들어요> 또한 최성원 작곡이라고 한다. 

비슷한 느낌이만 나동민 곡 <잠못이루는 이밤을>은 포크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흥미로운 멤버가 또 한 사람 있다. 이주원이다. 

작곡가로 더 잘 알려진 이중원은 양희은의 노래인 

<내꿈을 펼쳐라>, <들길 따라서>, <내님의 사랑은>을 작곡했다. 

부인은 샹송가수인데 가끔 이주원 곡을 불어로 부른 노래가 라디오에서 들리기도 한다. 

아쉽게도 2009년 세상을 떠났다. 

이 앨범엔 이주원의 명곡 <별조차 잠든 하늘에>라는 곳이 뒷면 타이틀 곡으로 나온다. 

이 곡은 대곡이고 명곡이다. 

가사를 특히 잘 썼던 이주원의 서정적인 가사를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주원의 음색과 음악구성이 고 주찬권님의 색깔과 이상하게 닮아 있다. 

특히 이 노래 <별조차 잠든 하늘엔>은 이상하게도 고 주찬권님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냥 내 생각이다. 

 

이 앨범은 최고다. 

들국화 앨범이 없었다면 나는 주저않고 이 앨범을 한국 최고의 음반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1984년 겨울. 따로또같이가 콘서트를 했다. 

한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표를 못구해서 못갔다. 

장소는 들국화 역사에도 등장하는 종로 3가 피카디리 극장 지하의 레스토랑 SM이었다. 

나는 못갔지만 누나는 갔다. 씨. 

콘서트라기 보다는 조촐한 발표회 정도의 자리였는데, 이 때 재미있는 해프닝이 생겼다. 

1부가 끝나고 게스트가 등장했는데 그게 바로 들국화. 

이 자리에서 들국화는 처음으로 <그것만이 내 세상>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부르게 된다. 

반응은 뜨겁다 못해 넘쳐버렸고 지나친 앵콜 요청으로 인해 

따로또같이는 2부 공연을 못하고 들국화가 계속 노래하게 되었다는 해프닝이다. 

들국화 역사에 빠질 수 없는 해프닝일 것이다. 

 

가장 사연도 많고 인상적인 음반이다. 

이 앨범은 CD로 발매되지 않았다. 현재 나온 음원은 LP 음원을 복각한 것이다. 

나도 사비 들여서 복각했다. ㅠㅠ

근데 이 글 쓰고 뒷조사 했더니....... 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디지털로 음원을 만든게 아니라

그냥 디지털로 들을 수 있게 아날로그 원본은 CD로 구운 거라고 한다.)

 



<내맘대로 BEST 5> 대한민국 명반 1위

 

설명은 없다.